
형사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도 사기죄일까?본문
보이스피싱 범죄가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단순한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 피의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도 사기죄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판결(2024도10141)을 내렸습니다.
사건의 개요
A씨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제안을 받고 현금수거책 역할을 맡았습니다. 피해자들에게서 돈을 받아 타인의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나는 단순한 전달책에 불과하며, 사기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보이스피싱 조직의 운영 방식 고려
A씨가 조직의 전체적인 사기 계획을 몰랐다고 해도, 피해자로부터 돈을 직접 수거했다면 범행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비정상적인 업무 과정
합법적인 금융 거래라면 일반적으로 거액의 현금을 수거하는 절차는 정상적인 근로계약서나 업무위탁 계약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A씨는 이런 절차 없이 거액의 돈을 다루었습니다.
피해자를 만날 때의 행동
A씨는 피해자들에게 가짜 금융기관 문서를 제시했고, 이는 사기 범죄를 인지할 수 있는 명백한 정황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수거한 돈의 처리 방식
A씨는 받은 돈을 자신의 계좌가 아닌 타인의 계좌로 송금했으며, 이는 불법적인 자금세탁 수법과 유사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결론
대법원은 A씨가 사기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며, 최소한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보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이 판결이 가지는 의미
이번 판결은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단순한 ‘전달책’도 처벌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개인 범죄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이며, 현금수거책도 단순한 심부름꾼이 아니라 범죄에 가담한 공범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따라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는 반드시 합법적인 일인지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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